[TV리포트 조우영 기자] 학력조작 의혹으로 팽팽한 대립각을 세워온 타블로와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상진세'(상식이 진리인 세상)간 수사를 벌여온 서울 서초경찰서 사이버수사대가 관련 사건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를 8일 발표한다.

경찰은 발표 전까지는 어떠한 것도 밝힐 수 없다고 했지만 사실상 경찰의 수사결과가 타블로의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이 사실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같은 날 밤 관련 사건을 다룬 'MBC스페셜'이 방송을 앞두고 있다. 지난 1일 타블로의 학력 증명에 초점을 맞췄던 'MBC스페셜'은 이번 방송에서 '타진요'의 운영자 '왓비컴즈'의 실체를 다룰 것으로 전해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타진요'와 '상진세는 한국의 경찰과 검찰, 언론을 비롯해 아무도 믿을 수 없다며 끝까지 자신들의 주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연방수사국(FBI)에 정식으로 수사를 요청할 계획을 세우며 확신에 찬 모습이다. 이들이 그토록 타블로에 대한 학력 조작 의혹을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스탠퍼드大 '대니얼 리'는 단 한 사람인데 전공 다르다?

먼저 이들은 타블로의 스탠퍼드대학교 재학 당시 영문 이름인 '대니얼 리'의 신상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스탠퍼드대학교에 존재한 '대니얼 리'의 전공은 메커니컬 엔지니어링과 기계디자인(Mechanical Engineering/Art)으로 이공계에서 뛰어난 기록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대니얼 리'라는 이름을 쓰면서 '아만드'라는 닉네임을 썼으며 기계공학 분야에 천재급 실력과 작곡, 클럽 디제징을 했다.

지난 1일 방송된 'MBC스페셜'에서도 스탠퍼드대학교의 '대니얼 리'는 단 1명 밖에 없다는 관계자의 인터뷰 내용이 전파를 탔다. 그러나 이들은 여러모로 타블로가 주장하는 이력과 비슷하지만 결정적으로 전공과 졸업 후 이력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대니얼 리'는 졸업 후 세계적 소프트웨어개발회사인 오라클에서 데이터베이스(DB) 관련한 업무를 했다. 오라클은 스탠퍼드대학교의 전산작업을 대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그들은 영문학을 전공한 타블로가 공개한 성적표의 절반 이상이 이공계 과목으로 채워진 이유가 '대니얼 리'라는 사람의 기록을 조작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대니얼 리'의 사진까지 공개하며 약간 닮았지만 타블로와 분명 다른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는 토마스블랙왈 교무처장이 "대니얼 리'는 단 한 명뿐이었다"는 증언과 더불어 타블로가 '대니얼 리'와 동명이인이 아닌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확신을 갖게 했다.

◆ 진짜 '대니얼 리'와 타블로는 한 패?

문제는 '대니얼 리'와 타블로 가족 간의 관계에서도 비롯됐다. 그들이 주장하는 '진짜 대니얼 리'는 공교롭게도 2005년 한국으로 와 'LCN'이라는 회사에 입사해 근무하다가 타블로의 학력 논란이 불거진 올해 퇴사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LCN'은 타블로 아버지의 소유로 존재하지 않는 유령회사일 가능성이 크다. 또 '진짜 대니얼 리'의 한국 본명으로 주소를 추적한 결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타블로 어머니가 운영하는 미용실과 같은 건물의 주소가 기록된 자료를 발견했다.

이와 관련해 '타진요'는 이를 우연의 일치로 보기 힘들며 모종의 관계가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즉, '진짜 대니얼 리'와 '타블로'가 동명이인이 아닌 아예 다른 사람으로서 소위 '한패'라는 주장이다.

◆ 성적표 교과명·전산코드 오류가 단순한 프린터 오류?

결국 '타진요'는 학력브로커와 해커가 개입할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처음에는 미국의 명문대에 DB를 해킹했다는 것에 부정적이었던 '타진요'는 2004년 USA투데이 등 외신 기사를 통해 그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들이 주장하는 이 기사들은 '학위 시장의 사기꾼들 수법이 점점 더 영악해지고 그 방법이 쉬워지고 있다'며 '해커들을 고용해 자신의 이름을 학교 DB에 끼워넣기 수법을 취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또, 이렇게 해커들이 DB를 조작하게 되면 DB값에서 -1값이 출력되거나 버그(오류)가 약간씩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타진요'는 오라클에서 DB를 주무를 정도의 능력을 가졌던 '진짜 대니얼 리'나 아니면 그와 관계된 제 3자가 스탠퍼드대학교의 DB를 해킹해 조작했다고 추정했다.

이들은 'MBC스페셜' 제작진이 방송에서 공개한 성적표의 교과명 오류나 전산코드 오류 등이 그 근거라고 주장한다. 메카니컬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진짜 대니얼'의 DB를 조작했기에 어문학, 영문학 과목에 그 오류가 집중됐던 이유라는 것이다. 아쉽게도 'MBC스페셜'은 실제 지난 1일 방송에서 누락됐던 관련 내용을 "오류 코드는 절대 없다. 프린터 인쇄 오타"라고 해명한 주디 캠벨의 인터뷰를 나중에서야 공개했다.

'타진요'는 "MBC가 자기들에게 불리한 자료를 나중에서야 공개한 것"이라며 "그러나 DB는 정상인데 레이저 프린터 자체에서 오류가 났다는 것은 불가능한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 토바이어스 울프 교수가 타블로를 모른다?

또한 '타진요'는 지난 1일 방송된 'MBC스페셜'에 출연한 토바이어스 울프 교수(스탠퍼드대 영문과, 문예창작과)의 인터뷰 내용을 주목했다. 울프 교수는 방송에서 "('대니얼 리'라는 학생에 대해) 일단 확인해 해보겠다고 얘기했죠. 정말 (3년 반 만에 졸업) 그랬다면 너무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타진요'는 타블로의 과거 인터뷰 내용중 '토바이어스 울프 교수가 학교에 제발 남아서 조교수를 해달라고 간청했다'는 맥락과 정 반대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울프 교수한테 사사를 받고, 자기가 쓴 책에 대해 울프 교수로 부터 찬사를 받을 정도로 뛰어났던 수재를 그가 못 알아본다는게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이들은 타블로가 공개한 성적표에 토바이어스 울프 교수의 수업은 아예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즉, ▶'진짜 대니얼 리'는 1999년에서 2002년 이공계 졸업 ▶브로커 개입, 학비를 대줄테니 타블로에게 학위 제공할 것 요구 ▶오라클에 입사, 상당한 컴퓨터 실력자 ▶스탠퍼드대 DB조작, 생년월일 미들네임, 전공 수정 ▶돈 받고 LCN입사 ▶MBC스페셜 다큐 제작 ▶오히려 이 방송이 자신들의 주장을 확신케 함 ▶DB조작으로 결론날 것 ▶진짜 대니얼 리 신상 확보로 이어진 자신들의 추적 결과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타진요'와 '상진세'는 뒤바뀐 여론과 경찰의 수사가 조여오는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MBC스페셜' 방송을 통해 상당부분 의혹이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타진요'와 '상진세'가 끝까지 버티고 있는 핵심 쟁점인 셈이다.

물론, 반대로 이들이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자료들이 역으로 조작됐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8일 있을 경찰의 중간수사결과와 'MBC스페셜' 방송에서 이 4가지 의혹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는다면 '타진요' '상진세' 측의 주장과 타블로를 향한 이들의 의혹 제기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MBC스페셜 화면 캡처

조우영 기자 gilmong@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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