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을 살면서..
한 가지 결심한 게 있었습니다.
그건 울지 않겠다는 결심이었습니다.

언젠가..
어머니를 부끄럽게 보내드리고 난 후 결심이었지요.
그래서 다시는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다시는..

그런데..
그런데..
그 결심이 무너져 버렸습니다.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흘리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그만 흘리고 말았습니다.




당신이 희망이었습니다.
한때 국민이 당신을 욕하고 손가락질해도 난 당신을 믿었습니다.
든든한 지지자였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힘든 시기에 들어섰습니다.
당신이 이뤄놓은 민주주의의 근간이 뿌리째 흔들리는 작금의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이 엄혹한 시기에 당신만이 희망이었습니다.
당신이 우리의 등불이 되어줄 줄 알았습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멋진 승부사의 모습으로 다시 등장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뭐예요?
이렇게 실망을 안겨도 되는 건가요..
이제 누굴 믿고 세상을 살아야 하나요..
막막해집니다.

지금 당신을 욕하고, 비난하고 손가락질했던 사람들이 당신을 못 잊어 울고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보고자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당신을 좀 더 가까이 보고자 밤새 달려가고 있습니다.
영정 앞에서 목놓아 울고 있습니다.
당신을 욕하고 비난했던 국민들이 지금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착한분...
노무현...
우리 대통령...
나의 결심을 무너뜨린 미운 우리 대통령...

하염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하염없이..
당신을 잃고 세상을 살아야 하는 이 상실감을 어쩌지요?
이번만 눈물을 흘리겠습니다.
이번만...
이번만 당신을 위해서 눈물을 흘리겠습니다.
딱 한 번만 사치를 부리겠습니다.

이제..
언제쯤 만날 뵐 수 있는지요.
5000억 년 후에나 뵐 수 있는지요.

당신이 그립습니다.
벌써 그리워집니다.

울겠습니다.
목놓아 울겠습니다.
하염없이..
하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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