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복의 춘화, 스크린에서 살아난다

조선시대의 성풍속도를 그린 혜원 신윤복의 춘화가 스크린에서 실사로 재현된다. SBS 드라마 ‘바람의 화원’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오는 11월 개봉하는 또 다른 혜원 신윤복 소재의 영화 ‘미인도’(감독 전윤수)에서 노골적인 남녀 상열지사의 장면을 담은 신윤복의 회화작품이 배우들의 연기로 고스란히 구현된다. 조선시대의 ‘포르노그래피’라고 할 수 있는 노골적인 작품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이 영화에는 혜원의 가장 유명한 그림이며 비교적 점잖은 표현으로 그려진 ‘단오풍정’(端午風情)이나 ‘이부탐춘’(二婦探春)은 물론, 승려와 여인의 교합을 묘사한 춘화 등 훨씬 더 외설적이고 적나라한 성희(性戱)를 담은 회화 여러 편이 실사로 촬영됐다.

‘단오풍정’은 단오절을 맞은 여인들의 풍경을 담은 작품으로, 목욕을 하는 아낙네들을 바위틈에서 몰래 훔쳐보는 동자승들이 해학적이면서도 에로틱한 느낌을 자아내는 회화다. 흰 속살을 내놓고 개울에서 목욕하는 반라의 여인들이 그림 그대로 실사화돼 영화에 등장한다. ‘이부탐춘’은 봄나들이 나온 두 아낙네가 암수 서로 엉겨 붙어있는 개를 지켜보는 그림으로 여인들의 욕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몸종으로 보이는 여인이 동행한 여주인을 꼬집는 모습은 ‘성적 흥분’을 우회적으로 드러낸다. 이 영화의 관계자에 따르면 풍속화 수준인 두 작품 외에도 신체 노출이나 체위, 상황이 기기묘묘한 작품들이 영화 속에서 강도 높게 다뤄졌다.

‘미인도’는 조선의 천재화가인 신윤복이 남장여자였다는 가상적인 설정아래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그린 영화로 신윤복(김민선)과 스승 김홍도(김홍도)를 둘러싼 사랑과 질투를 담았다. TV 드라마와는 달리 ‘조선의 에로티시즘’을 내세워 관능적이고 색정적인 표현들이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