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실력으론 골목대장이나 하는 게 딱 맞다.

우리 학창시절을 보면 덩치는 무지 큰데 왜소한 친구한테 꼼짝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친구들은 같은 덩치의 애들보다 더 괴롭힘을 당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덩치가 큰 친구를 제압하므로서 자기를 그만큼 높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최홍만을 볼 때 그런 친구들이 생각난다. 또한 친구들이 부추켜 싸우게 되면 덩치 큰 친구는 헛손질만 하다가 실컷 두들겨 맞고 지는 경우다. 최홍만의 헛손질, 헛발질, 상대의 주먹에 눈부터 질끈감고 움찔움찔 하는거 보면, 어떻게 덩치 하나만 믿고 저 세계에 뛰어들었을까 하는 의문까지 든다.

오늘 경기도 그 모습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했다. 실망을 넘어 이제 안쓰럽기 까지 하다. 이제 그만 했으면 하는 마음까지 든다. 결국은 최홍만이 기권으로 경기는 끝났다. 이유는 갈비뼈 골절 때문이란다. 더 험한 꼴을 보이기 전에 결정을 잘 한것 같다. 어차피 승리는 물건너 간거기 때문이다. 상대의 인터뷰도 그걸 증명해준다.

경기가 끝난 후 바다 하리(198cm)는 자신보다 20cm나 큰 최홍만(218cm)을 상대해 본 소감을 전했다. 그는 "내가 제대로 맞은 것은 단 한 대뿐이다"며 "처
음 뛸 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며 "하지만, 체력이나 기술면에서 톱클래스 선수들과 겨루기에는 모두 다 역부족이다"며 솔직한 견해를 밝혔다.



이쯤에서 보면  굴욕이다. 아니 실력이 애초부터 없었다. 우리는 벌써 알고 있었다. 다만 최홍만을 이용해서 돈벌이 하는 사람들 때문에 최홍만이 경기를 계속 하는 것 뿐이다.

이날 경기에서 최홍만은 하리의 집중적인 미들킥과 바디 블로에 옆구리를 집중 공략 당했다. 1라운드부터 계속 옆구리를 공격 당하다보니 주위가 벌겋게 물들 정도였다. 자연스럽게 움직이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결국 더 큰 부상을 우려해 어쩔 수 없이 타올을 던져야 했다.

최홍만은 연장라운드를 치르는 것 대신 세컨과 상의한 뒤 스스로 경기를 포기하는 걸 선택했다. 이에 대해 최홍만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내 몸을 위해 스스로 경기를 포기했다"고 다소 애매하게 답변했다.

최홍만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 중에 특별히 아팠던 곳은 없다"라고 말한 뒤 갈비뼈를 툭툭 치면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최홍만으로선 끝까지 자신의 부상을 밝히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에는 금방 공개되고 말았다.

최홍만이 이날 하리전에서 갈비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은 만큼 올해 추가로 경기 출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홍만에게 승리를 거둔 하리는 "최홍만과의 경기를 통해 내 자신이 강하게 느껴졌다. 한국에서 한국팬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선수를 이긴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니지만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최홍만은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몸상태는 괜찮다. 다음 경기를 위해 오늘은 이쯤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31일 표도르전 이후 9개월 만의 복귀전 성적치고는 나쁘지 않았다고 자평하는 듯 했다.

왜 기권을 한 것인가.
"오랜만의 경기였다. 어디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다음 경기를 위해 오늘 경기를 포기했다. 당장 오늘 승리보다는 내 몸이 중요하다."

오른쪽 옆구리에 많은 킥을 허용했는데.
"(오른손으로 옆구리를 툭툭 치며) 괜찮다. 경기 중에 아팠던 건 아니다."

예전 경기와 오늘 경기가 달랐던 점은.
"(6월 머릿속 종양 수술 이후) 스파링이 많이 부족했다. 또 오늘 경기 때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다운을 빼앗고도 아쉬움이 많을 텐데.
"(KO 시키지 못한 것은) 훈련 부족 때문이다. 앞으로는 운동에만 집중하고 많이 노력하겠다."

지난해 표도르와의 경기처럼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설 생각이 있는가.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하고 싶다."

한편 K-1 주최사 FEG의 타니가와 사다하루 총괄프로듀서는 "최홍만과 바다 하리의 경기가 가장 재미있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최홍만이 쉽게 KO패 당할 것이라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최홍만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 수 있었다. 역시 연습부족이 패인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보기 안쓰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