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크로스오버를 넘어서 무엇을..

록 음악의 오케스트라 반주 참여를 넘어선 대중음악적 시도 성공했나. 27일 오후 8시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더 그레이트 2008 서태지 심포니 톨가 카쉬프&로열 필하모닉'(이하 서태지 심포니)는 오케스트라와 록음악의 부조화 우려를 불식시켰다.

교향악단의 웅장한 연주로 시작한 공연은 그 뒤 곧바로 서태지 밴드와 함께 등장한 서태지가 무대 한 가운데서 'Take 1'을 부르며 팬들을 열광케했다. 먼저 시작한 오케스트라는 클래식의 느낌으로 장을 열었고 서태지는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위해 새롭게 편곡된 '테이크 원(Take 1)'와 '테이크 투(Take 2)'를 이어 불렀다.

서태지는 팬들을 향해 인사하며 "학생들에겐 부담이 될 만한 비싼 돈을 지불하고 그 댓가로 우리는 무대에 서 있다"며 "뭘 원하며 우린 내 음악을 내 영혼을 팔기 위해 마주보고 서 있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공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F.M. 비즈니스' '인터넷 전쟁'을 연이어 열창했다. '인터넷 전쟁' 전주 부분에서 잠시 음향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바로 정상을 되찾았다. 이어 연주된 8집 타이틀곡 '모아이(Moai)'는 통기타와 오케스트라 반주로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시작한 8집 앨범 수록곡 '틱탁(T'K T'AK)'은 '틱탁 판타지아(T'IK T'AK Fantasia)라는 오케스트라 버전 편곡과 만나 합창단의 웅장함과 함께 무대의 폭죽효과 등으로 서태지 심포니 공연의 진수를 보여줬다.

그는 이어 '시대유감'을 부르며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갔고 이어 '영원'의 오케스트라 연주로 서정적이고 시적인 느낌을 전달했다. 지난 1993년 3집에서 오케스트라와 협연, 가요계에 파장을 일으킨 바 있는 '영원'은 15년 만에 성숙된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연출했다.

"15년이 지난 뒤에도 아직 한국의 교육 현실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한 서태지는 '교실 이데아'를 심포니 버전으로 불렀다. 이 곡은 1993년 발표돼 당시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었다.

"청소년 시절 가출을 많이 했지만 그때 많은 것을 경험했다"고 말한 서태지는 "부모님과 함께 온 태지매니아들은 부모님 손 잡고 예쁘게 집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며 '컴백 홈(Come Back Home)'을 선사했다.

지난 'ETPFEST 2008' 당시 팬들의 앙코르 요청에 응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던 그는 이번에는 팬들의 요청 끝에 16년 전인 1992년 그의 데뷔곡이었던 '난 알아요'를 앙코르 곡으로 선사하며 '서태지 심포니'의 화려한 막을 내렸다.

오케스트라 편곡 버전으로 '아다지오(Adagio.매우 느리게)'로 시작한 지난 1992년 서태지의 데뷔곡 '난 알아요'가 기승전결을 가지고 있는 클래식과 락 음악의 만남으로 새로운 버전을 선보이며 두 시간의 막을 내렸다.

이번 서태지 심포니는 아시아 대중음악 뮤지션으로서는 최초로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협연을 펼친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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