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하다는 말밖에 없다.
얼마전 생을 마감한 안재환이란 연예인에 대한 언론의 보도태도다.
3주째 언론은 자살한 연예인에 대한 중계방송을 하고 있다. 사건 초기 시신이 발견된 지점을 모자이크 없이 상세히 보도한 데 이어 최초 목격자의 얼굴을 보여주며 상황도 중계했다. 거기다가 어떻게 죽었는지 까지 자살방법까지 안내해주면서 시청자들에게 동반자살할 것을 주문하는 파렴치함까지 보여줬다.
물론 마지막 주장은 내 생각이지만 언론의 보도경향을 볼때 그들은 분명 자살의 방법을 교육시키고 있었다. 더군다나 미망인이 실신한 장면까지 실시간으로 전해준데 이어 엄청난 취재진들은 장례식장에 몰려가서 조문객들을 향해 "문상가는 소감이 어떠냐?"고 패륜적인 질문공세를 펴기도 했다.
이같은 언론의 광기어린 행보에 고인의 유가족들이 장례식장 후문을 통해 출입하는 기막힌 상황까지 연출됐다. 케이블의 연예전문 채널들은 일제히 아직까지 고인의 뒷조사를 하고 다닌다. 공중파의 연예정보프로그램들도 포르노채널은 케이블 연예티브이를 따라서 뒷조사를 여전히 하고 있고 여전히 자살교육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윤리의식도 없고 기자정신도 없고 취재윤리도 내팽개친 연예인 사망소식에 왜그렇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뒷조사는 왜그렇게 많이 하는 것인지, 걸핏하면 네티즌들을 악플러로 내몰아 죄인 취급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하는 행위에 대한 도덕적 책임의식은 그다지 없어보인다.
사실 악플러가 발생하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연예인 소식을 다루는 언론들의 지나친 사생활보도나 과잉의제 생산 때문이다. 그다지 관심없는 연예인의 사생활까지도 마치 기획사의 홍보직원을 방불케하는 자격미달의 연예기자들의 인터넷 기사에서부터, 매년 반복되는 홍보성 기사를 재탕삼탕하는(이효리 중소기업기사) 짓거리까지,
거기다가 연예인의 결혼해서 이혼, 스캔들, 간통, 파혼,약혼 등등 일생일대의 중대한 사건까지도 시시콜콜하게 다뤄주는 통에 한국언론은 연예인을 죽였다살렸다를 즐기는 변태들이란 말까지 붙는다. 파파라치나 삼류 잡지에서나 다룰법한 연예인사생활기사를 왜 한국의 공중파 공영방송까지 나서서 꽁무니를 쫓고 정신착란적인 사생활 기사를 쏟아내는가.
공중파의 예능프로는 고작 20여명 안팎의 연예인들이 주물럭거리고 있고 이들 방송사의 피디들은 연예기획사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가다 최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 한 재벌가의 여자가 사망했다. 그냥 사망했다라고 간단히 쓰면 될 일이다. 대다수 언론들이 사망기사를 간략히 송고했다. 왜 사망했고 주변 사생활은 어땠는지 장례식장 분위기, 조문온 문상객들에게 소감따위를 묻는 기사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런데 유독 연예인에 대해서만 섬뜩하리만치 언론의 태도는 대단히 불순하다. 정신과전문가들은 유명인의 자살사건을 상세하게 경쟁적으로 선정적으로 다루는 언론보도 태도는 모방범죄나 충동자살을 부추길 수 있어 매우 위험하고 잔인한 짓이다며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정말이지 사건사고에서 범죄수법이나 잔인한 범죄현장을 보도하는 언론사와 기자, 제작진들을 감옥에 보내는 법을 만들어라고 요청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