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장채원이 자살한지 3일이 채 안돼 같은 성격의 김지후가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아울러 유명 연예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들이 발생해 사회 안팎으로 큰 파장을 몰고 있는데요. 안재환 자살소식을 초기 2주 연속 포털 1면과 연예 신문 1면을 하루가 멀다 하고 장식한 것에 대한 영향이었을까요.
최진실, 장채원, 김지후에 이르기까지 유명 연예인들이 연이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어 사회적으로 큰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를 모방한 자살 사건이 일반인 사이에서도 발생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게 돼 버렸습니다. 사회적 편견이 오늘에 이른 건 아닌지 우리가 좀 되짚어 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이제 안타깝게도 연예계는 물론 전 국민적 베르테르효과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베르테르 효과란 무엇일까요?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유래된 것으로 영어로는 Werther effect 혹은 Copycat suicide라고 일컫는다. 일명 동조자살 혹은 모방 자살이라고 부르며, 자신이 모델로 삼거나 존경하던 인물,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인사가 자살할 경우 고인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입니다. 1974년 미국의 사회학자 필립스(David Phillips)가 20년 동안 연구한 자살 결과를 토대로 붙인 이름입니다.
김지후는누구일까요.
김지후는 SBS '진실게임'을 통해 얼굴을 알렸으며, 그후 잠시 공백이 있었던 그는 '커밍아웃'으로 다시 연예인의 꿈을 키웠었는데요. '커밍아웃' 당시에는 가명을 썼지만 이후 리얼TV 리얼리티 드라마 '발칙한 동거 '솔룸메이트'에서는 본명인 김지후를 공개하고, 극중에서 실제로 커밍아웃한 바리스타 역을 맡아 자신의 성 정체성을 자신있게 드러내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또한 역시 '솔룸메이트' 출연 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스크린이나 TV를 통해 왜곡된 게이의 이미지가 확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커밍아웃'으로 연예기획사 계약이 무산되기도 했다고 털어놨던 그는 "잃은 것도, 얻은 것도 많다'고 했지만, MBC 드라마 '비&애프터 성형회과',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등에도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면서 연기자로 성공하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김지후는 '솔룸메이트' 출연을 앞두고 "성정체성을 숨기고 살기보다 사람들의 편견을 딛고 방송인으로 성공할 자신이 있다. 무엇보다 나 자신을 동성애자로 드러내고 살고 싶은 욕구가 크다"며 커밍아웃 연예인에게 쏟아지는 세간의 시선에도 당당할 것임을 밝혔었지요.
그러나 김지후는 2008년 당시 이미 연기 경력 9년째의 연륜있는 연기자였습니다. 중학생 시절 서울 혜화동에 연극을 보러갔다 배우로 발탁, 연기에 발을 디딘 그는 고등학교 때 이미 국립오페라 '사랑의 묘약' '지하철 1호선'에 출연하며 연극계에서 먼저 이름을 알렸는데, 2007년 송지효 패션쇼와 장광효 옴므 컬렉션에서도 모델로 서며 촉망받았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솔룸메이트' 종영 후 3개월이 지난 6일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 자살로 추정되면서 팬들을 슬프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트렌스젠더 장채원의 자살이 있은지 3일만의 일이며, 안재환, 최진실 등 연예인의 자살이 연이었던 터라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김지후는 지난 3일에 자신의 미니홈피에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는데요. "인생은 바람같은 거야"라는 제목의 이 글에는 "다 바람같은 거야.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거니?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야" 또 "결국 잡히지 않는게 삶인 걸 애써 무얼 집착하리 다 바람인거야"라고 글을 남겨 네티즌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있습니다.
사회적 편견이 또하나의 아까운 목숨을 버리게 한 것 같습니다.
또 한 번의 명복을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