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은 '바람의 화원' 촬영 도중 코뼈가 부러져 열흘간 촬영을 중단하게 됐다.12일 SBS에 따르면 문근영은 9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한국민속촌에서 김홍도 역의 박신양과 나란히 걸어가며 대화를 나누는 연기를 펼치다 박신양이 휘두른 팔꿈치에 얼굴을 맞은 것이다. 박신양과 다리 밑에서 티격태격하는 장면을 찍던 문근영이 상체를 숙이는 찰라 박신양이 뒤를 돌아보는 모습을 연출하다 박신양의 팔꿈치가 문근영의 얼굴을 치면서 문근영이 코에 강한 타박상을 입은 것이다.

결국 문근영은 병원에서 정밀 검사 결과 좌측 코뼈 지지대가 미세하게 골절된 것으로 밝혀져 응급조치를 받았고, 이어 서울에 있는 한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까지 하게 됐다. 현재 문근영은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담당 의사의 소견에 따라 집에서 요양 중이라 당분간 '바람의 화원' 촬영은 중단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문근영의 소속사측은 "문근영은 현재 빠른 회복을 위해 안정을 취하고 있으며, 자신의 부상보다도 '바람의 화원' 촬영이 지연되는 것에 대한 걱정이 훨씬 크다"며 "한창 시청자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시기에 이런 일이 생겨 유감스럽지만, 본인의 의지가 강한만큼 빨리 회복해 드라마 촬영장에 복귀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박신양은 촬영 도중 시간이 날 때마다 문근영의 건강을 걱정하면서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 빠른 쾌유를 빌고 있다. 방송사측은 문근영의 밝은 모습과 열정적인 연기를 기다리는 많은 분들을 위하여 빨리 건강을 회복하길 기원한다"며 "15일과 16일 방송은 성시간의 제약으로 방송되지 않은 새로운 장면 등을 재구성해 스페셜 편으로 선보여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또 한 번의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문근영이 SBS '바람의 화원' 촬영 도중 우물 밑으로 떨어지는 아찔한 순간을 경험한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문근영은 '바람의 화원' 5회 촬영 중 발목이 다친 채 우물 속에 빠져 있는 상황을 연기했다. 이 장면은 신윤복(문근영)을 김홍도(박신양)가 구해내는 것으로 문근영이 박신양의 등에 업힌 채 5m 높이의 우물 위로 올라가야 하는 촬영이었다. 만일의 사고를 대비해 배우들은 와이어를 착용하고 촬영에 임했다.

홍도가 윤복을 업고 우물 위로 올라가는 씬이 NG가 났다. 배우들이 다시 우물 밑으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와이어를 다루던 스텝들의 사인이 안 맞아 문근영의 와이어 줄이 풀려 밑으로 떨어졌다. 문근영은 민첩성을 발휘해 안전한 착지를 했고 큰 사고를 면했다. 하지만, 문근영은 3m 정도 되는 높이에서 떨어지며 발뒤꿈치로 돌을 밟았다. 발목과 발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크게 다치지 않아 빨리 회복을 할 수 있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극 중 우물에 빠져 발목을 다친 윤복처럼 문근영은 발목을 다쳐 드라마 속 상황이 실제 상황이 되었다.

나쁜일만 있는게 아니다. '바람의 화원'이 안방극장에 조금씩 상승세를 타고 있다. 덩달아 이정명 작가의 원작소설도 베스트셀러 상위 목록을 차지하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바람의 화원' 매력 포인트는 무엇일까. 이 드라마가 인기를 모으는 것은 무엇보다 영화 '사랑 따윈 필요없어' 이후 2년만에 복귀한 배우 문근영의 공이 크다.

주인공 신윤복 역을 맡은 문근영은 "국민 남동생으로 탈바꿈했다." 연기의 호평을 들으며 남장여자 연기를 자연스럽게 해내고 있다. 그동안 매스컴 등을 통해 만들어진 '국민 여동생'이미지와 성인연기에 대한 기대를 뒤로하고 비로소 자신의 나이에 걸맞은 연기를 성공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바람의 화원' 신윤복의 성장기이자 문근영의 성장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근영이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퍽이나 반기는 분위기다.

게다가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동성애 코드'도 빼놓을 수 없다. 남장여자 신윤복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도화원 스승 김홍도(박신양), 기생 정향(문채원)의 러브라인이 눈길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신윤복을 남자로 보느냐 혹은 여자로 보느냐에 따라,'신윤복(남)·김홍도(남)''신윤복(여)·정향(여)''신윤복(여)·김홍도(남)' 등 동성커플 혹은 이성커플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허구적 상상력을 동원한 이같은 설정이 역사왜곡을 불러온다며 반감을 나타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커피프린스 1호점''미인도'(11월 개봉) 등 최근 비슷한 코드의 작품이 많이 등장하는 데 대해 "동성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보다는 단순히 소재고갈 해소 차원에서 만들어지는 드라마"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이와 관련,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바람의 화원'은 동성애의 존재론적인 문제를 주제로 한 '동성애 드라마'가 아니라 말 그대로 '동성애 코드 드라마'"라면서 "신윤복이 정향에게 연정을 품는 것은 여자·여자간의 애정이라기보다는 자신이 억압받고 있는 여성성에 대한 욕구, 미의식에 대한 동경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림'이라는 소재를 적극 활용한 점도 돋보인다. 김홍도와 신윤복의 작품 등 극 전체에 걸쳐 선보이게 될 그림은 60여점. 지난 9일까지 6회가 방영되는 동안에도 '기다림''군선도''단오풍정' 등이 등장했다. 장태유 PD는 "그림이 지루하지 않고 역동적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소재의 미학'을 강조한다. 그런 포부대로 이 드라마에서는 종종 그림 속 생물들이 살아 움직이고, 현실 속 사물이 그림으로 옮겨지곤 한다. 극의 장치와 배경을 통해 실제 그림을 연상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드라마의 세번째 매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