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언니가 죽은 것 같아...지금도 믿기지 않아'
'친구를 잃은 기분, 시대의 연인이 떠났다'
2008년 10월 2일, 국민배우 최진실의 갑작스러운 자살 소식이 알려지자 세상이 떠들썩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수제비 소녀에서 톱스타로, 20년 간 그녀의 잡초 같은 강한 모습을 화면으로 지켜본 대중들은 마치 가까운 친구의 일인냥 함께 슬퍼했습니다.
"여름이 돼도 쓸쓸해 가을이 되면 (외로워서)죽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집에 들어가면 혼자라는 느낌 자체가 그렇게 좋지 않아요. 막상 전화하고 싶어도 떠오르는 사람이 없어 외로움을 더 느끼죠. 외로울수록 연기에 더 매달렸던 것 같아요."라고 최진실은 이같이 외로움을 토로했습니다. 늘 팬과 미디어에 둘러싸여 있었지만 정작 최진실은 혼자였던 것이지요.
지독히도 외로움에 지쳐있던 최진실이 이제 5000억년의 기나긴 여행을 떠났습니다. 앳된 소녀에서 아줌마로 자신을 꾸밈없이 연기 속에 담아 보여주며 대중과 함께 했던 스타로서의 최진실, 인간 최진실이 대중에게 남기고 간 것이 무엇인지를 짚어 봤습니다.
이후 그녀는 단막극 주연을 시작으로 영화에서까지 최진실이라는 이름을 알리며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마누라 죽이기'로 95년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그는 서른 살 나이에 '그대 그리고 나'를 통해 기존의 예쁘고 풋풋한 여주인공역에서 벗어나 능청스럽게 신혼부부를 연기해 역할 변신에 성공합니다.
행복하기만 할 것 같던 그녀에게 이혼이라는 시련이 닥쳤고. 배우로서 큰 타격을 입은 그녀가 다시 대중 앞에 섰습니다. 그녀가 자신의 삶을 온몸으로 연기해 보여줬던 '장밋빛 인생'에서 최진실은 남편에게 배신당하고 힘든 역경을 겪으며 울부짖는 역으로 열연했습니다. 그녀에게 찾아온 불행은 그녀의 연기 인생에 진정성을 불어넣어 준 계기가 되었지요. 지인들은 '인간 최진실'에 대해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평가합니다.
절친한 후배 연예인인 홍진경은 "강한 척하며 앞장서서 우리를 챙겨주고 보듬어주셨던 이유가 언니가 그 누구보다 슬픔과 고통과 쓸쓸함과 그런 감정들을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해주셨던 거였다"고 말했습니다.
최진실은 떠났지만 사람들은 그를 잊지 않았습니다. MBC는 17일 밤 MBC에서 최진실을 스페셜로 방송을 했습니다. 최진실이 연기자로 데뷔를 한 것이 MBC사극 '조선왕조실록'이었고, 최진실을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은 드라마 또한 트렌디 드라마의 효시인 MBC '질투'였습니다.
MBC하고는 남다른 인연이지요. 뿐만아니라 최진실은 아파트, 그대 그리고 나, 폭풍의 계절, 별은 내 가슴에 등 화제의 MBC드라마를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자로 발돋움했습니다.
최진실은 자신의 전성기를 거의 MBC에서 보낸 셈입니다. 또한 최진실이 KBS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 복귀할때도 MBC드라마국을 직접 찾아가 출연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고, 연기자로 재기한뒤 반드시 MBC드라마로 복귀한다고 약속한 것이 알려질 정도로 최진실은 MBC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습니다.
MBC에서 방송된'최진실 추모스페셜'방송은 최진실과 함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인 박중훈, 정준호, 박상원을 비롯해, 이승렬PD, 동료배우 송윤아의 인터뷰를 담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스타였지만 그안에서 지독한 외로움에 고통스러워했고, 억척스럽게 가난, 편견에 맞서 싸운 또순이였지만 작은 비난 하나에 상처받는 연약한 여자였던 최진실. 그렇기에 그의 죽음에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최진실씨가 저리 허망하게 가시기 전까지 그리 따뜻했던 팬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나와는 다른 세계의 텔레비젼을 통해서나 만나는 연예인, 그런 무감각한 사람이었지요. 최진실은 국민배우 였습니다. 그래서 온 국민이 애도하고 많이들 힘들어 하는 거지요. 그 배우가 가기전 우리들에게 무수히 주었던 웃음과 감동. 그의 생전 모습 그리고 그를 추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MBC 스페셜 '시대의 연인 최진실'은 그래서 더욱 가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