逸 脫™/세상속 이야기

장자연자살, 연예인 자살의 사회적 원인과 파장

울먹 2009. 3. 8. 13:19

▲장자연 미니홈피(수많은 누리꾼들이 장자연의 미니홈피에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준비했던 걸까.. 고인은 생전에 성격이 밝았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스킨과 대문의 문구에서도 밝은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미니홈피 스킨은 '하하하'하고 웃고 있는 여자 어린이의 일러스트가 있으며, 대문 문구는 '좋아? 나두 좋아!'이다. 자살한 연예인들의 평소 모습이 밝았던 점을 감안하면 장자연 역시 밝았던 평소 모습과는 달리 남모를 아픔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인이 지난 4월 17일 미니홈피에 올린 글을 보면 "웃고 있는 게 전부가 아니야. 어떤 사람이든 분명 힘든 이유들이 있을 거야.. 나사를 조금만 풀어봐. 그럼 아주 조금은 사는 게 편안해진다."라는 내용이 있다. 같은 날 고인은 "하루에 몇 시간씩 불안하고 초조하고 그래"라며 불안한 심경을 적기도 했다. 또 "하루종일 짜증이 났어."라면서도 "그래도 일하러 가서는 최선을 다해서 웃었어."라고 본인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낼 수 없는 상황을 시사했다. 또한, 이 글에서는 "난 지금부터 편히 잘 거야 아주 편히."라고 남겨 자살의 암시처럼 보이는 표현을 썼다.

또 한 명의 연예인이 자살했다. 일반 시민들에게 선망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이들이 왜 자살을 결심하게 된 것일까? 꽃보다 남자에서 악녀 3인방 진선미 중 선 '써니'로 출연하며 주목받았던 배우 장자연이 7일 2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고인의 시신을 처음 발견한 친언니에 의하면, 고인은 평소 우울증이 있었으며, 최근 들어 집에 혼자 있는 일이 잦았다고 전했다고 한다. 다른 장자연의 지인은 "최근 장자연이 소속사와 재계약 문제 및 드라마 비중 문제 등으로 괴로워했다. 사망 직전인 7일 오후 3시30분 휴대전화를 통해 향후 연예활동 계획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는 중 목소리 톤이 쳐져 있어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감기 몸살 기운이 있다고 했을 뿐 별다른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또 다른 지인한테 지난 2월 28일 장자연으로부터 혹시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가지고 있어달라는 부탁과 함께 A4지 4장 분량의 심경고백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 내용에는 악플러에 대한 글귀는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비록 장자연의 경우 데뷔는 늦었지만 '꽃남'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고, 영화 '그들이 온다', '펜트하우스 코끼리'에도 출연 개봉을 앞두고 있어 안타까움이 크다.

최근 잇따른 연예인들의 악몽 같은 자살 소식에 '베르테르 효과' 같은 모방 자살이 또 다시 현실화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이는 영화배우 이은주의 자살 원인이 되었던 20대의 우울증이 현재에는 더욱더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듯이 사망원인의 분석결과 이들은 모두 공통적인 원인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것이다.

요즘 몇 년간, 20대 우울증으로 인한 사건과 사고가 매체에서 많이 보도가 되고 있다. 이는 사회적으로 우울증에 대한 관한 관심이 많이 증가되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인데, 그만큼 우울증을 앓고 있는 20대 젊은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특히 연예인들의 자살은 그 파장이 크다는 점에서 그 원인을 분석하고 또 무엇이 문제인가를 진지하게 논의해 보아야 한다. 쟁점은 연예인 개인의 문제인가, 아니면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인가이다.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가장 선호한 직업군 중 하나가 바로 연예인이다. 그리고 청소년들의 직업관 형성에도 연예인은 부모 다음으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대중문화시장이 확대되고 연예인의 경제적 사회적 위상이 커진만큼 연예인에 대한 영향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즉 그들의 책임감도 커진 것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스타의 자살은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즉, 연예인의 자살소식은 여타 다른 자살보다 사회적 파장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잇따른 연예인의 자살소식은 감수성이 여린 청소년에게 큰 영향이 끼치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은 과거에 비해 많은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우울증을 비롯한 각 종 정신관련 질병은 매 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것은 겉으로는 즐겁게 살아가는 듯한 모습들이지만 내적으로는 현대인들의 불안하고 나약하며 충동적인 심리를 나타내는 듯 하다. 자살은 무기력한 자기 도피 행위로 죽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나오는 결과다.

단적인 예로서 자살률은 계속적으로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대중들에게 알려진 인기 스타의 자살 사건도 예전에 비해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편이다. 또 한 명의 연예인의 자살소식은 가뜩이나 경제난, 실업난으로 대변되는 현 싯점에 우울함을 하나 더하는 소식임에 틀림없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