逸 脫™/세상속 이야기

적벽대전, 거대한 전쟁의 대 서사시

울먹 2008. 6. 30. 17:11



감 독 :
오우삼 (John Woo)    

출 연 :
양조위 (Tony Leung)
금성무 (Takeshi Kaneshiro)
장 첸 (Chen Chang)
린즈링 (林志玲)    
조미 (Wei Zhao)    
고유키 (Koyuki)    
나카무라 시도우 (Shido Nakamura)    
장풍의 (Fengyi Zhang)    

출 연 :
주유
양조위
 
제갈량
금성무
 
손권
장첸
 
소교
린즈링
 


오우삼이 재현하는 적벽대전의 위용

감독
오우삼 출연 양조위, 장첸, 금성무, 조미, 장풍의, 나카무라 시도
수입·배급 쇼박스 개봉예정 1편(7월), 2편(12월)


적벽대전(赤壁大戰). <삼국지>를 좋아하거나 고대 서사극에 매료된 사람이라면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불타오르리라. 적벽대전은 후한말 손권과 유비의 연합군이 양쯔강의 적벽에서 조조의 대군을 물리친 전설적인 전투다.

당시 위세를 떨치던 조조에 대항하기 위해 촉나라의 유비는 위나라 손권과 동맹을 맺고 전쟁을 준비했다.
그러나 조조군은 모두 20만명. 이에 맞서는 위와 촉의 군사는 겨우 5만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제갈량과 황개가 펼친 화공전(火攻戰)에 밀리고 전염병과 피로에 지친 조조군은 결국 무릎을 꿇고 만다. 이게 사실이냐고? 아마도 아닐 것이다.

<삼국지연의>의 적벽대전은 사실 나관중의 거대한 허풍으로 만들어진 허구 아니던가.
하지만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 적벽대전이라는 거대한 전투는 모든 중국 감독들이 가슴에 품고 있으나 아무나 손댈 수 없는 로망이었다.
할리우드에서 지친 오우삼이 귀환의 북소리를 울리기 위해 선택할 만한 로망.

그러나 대전에는 그만한 피가 따르는 법이다.
제작비가 중국 역사상 최고 기록이던 <황후花>의 450억원을 뛰어넘는 750억원 수준에다 현장 엑스트라만 2천명이 넘는 대작이니 제작과정이 부드러웠을 리는 없다.

특히 잘 알려진 문제는 캐스팅이다. 주유 역을 맡은 주윤발은 “수정된 시나리오를 일주일 전에 받아서 준비하는 게 힘들다”며 하차했고, 제갈량 역을 맡은 양조위 역시 베이징어 준비기간이 짧다고 거절했다.

조조 역에 낙점된 와타나베 겐은 “일본인이 중국 영웅을 연기해서는 안 된다”는 중국인들의 민족주의적 항의에 밀려 하차했다. 고작 몇주 만에 진행된 재난이었다.

그러나 양조위가 주유 역으로 프로젝트에 귀환하고 제갈량과 조조 역을 금성무와 장풍의가 채우면서 <적벽>은 제자리를 찾았다. “<적벽>은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은, 가장 오랫동안 준비한, 그리고 내 생애 가장 고된 작업이다”는 오우삼의 고통어린 토로는 적벽대전을 준비하던 조조의 속내처럼 들릴 지경이다.

<적벽>의 제작진은 지난 몇년간 줄기차게 제작되어온 중국 대작 무협영화들과 웬만하면 좀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눈치다. 사실 장이모의 <연인>과 <황후花>, 황금 첸카이거의 <무극>, 펑샤오강의 <야연>으로 이어지는 중국 다피엔다피엔(大片/대작) 영화들은 장사꾼적 예술품으로서 자기 복제의 정점에 도달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제작진은 <적벽>이 무협판타지가 아니라 좀더 사실적인 역사극이라는 걸 누누이 강조한다.
특히 오우삼은 “<삼국지>보다는 <삼국사기>를 주로 참고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극적으로 왜곡된 캐릭터와 이야기를 역사적으로 좀더 적확하게 고증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다.

오우삼은 최근 다피엔 영화들이 보여준 덜컹거리는 CG는 절대로 없을 거라고 장담한다. 물론 그 같은 호언장담은 <매트릭스>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서 특수효과 슈퍼바이저로 일한 크레이그 헤이즈의 마술 같은 손길을 믿는 덕이다.

<적벽>은 아시아 최대의 블록버스터답게 총러닝타임도 4시간여에 이른다. 다만 중간 휴식시간은 충분하니 화장실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는 걸 염두에 두자. 올림픽 전에 개봉하라는 중국 정부의 부탁으로 오우삼은 영화를 둘로 쪼개어 올 여름과 겨울에 각각 개봉할 예정이다.

UP 역사상 최대의 전투를 그린 아시아 역사상 최대 규모 블록버스터다. 규모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DOWN 오우삼이 거대한 서사극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던가?